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의 향방은?

10월 14일, 전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의 축제, 월드 챔피언십이 막을 올렸습니다. 과연 어떤 팀이 정상에 오르게 될지, 그리고 ‘페이커’ 이상혁은 통산 6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요 팀들의 전력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T1, 험난했던 본선 진출 과정
과거 유럽의 프나틱이 시즌 1 월드 챔피언십 우승 후 다음 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불사대마왕’ 이상혁과 T1 역시 이와 같은 시나리오를 마주할 뻔했으나,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T1은 팀 역사상 처음으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여정을 시작해야 했고, 만약 이곳에서 패배했다면 ‘페이커’의 여섯 번째 우승 도전은 너무나도 일찍 막을 내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T1은 지난 화요일, 인빅터스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흔들리는 아시아의 맹주
수년간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팀들이 월드 챔피언십을 지배해왔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지난 몇 년간 우승컵은 두 지역을 오갔으며, 특히 T1은 지난 2년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며 ‘역대 최고의 팀’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팀의 핵심이었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가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T1은 예전의 막강했던 모습을 잃었습니다. ‘도란’ 최현준이라는 견고한 선수를 영입했지만, 팀은 올해 내내 예년과 같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팀의 정체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한때 LCK 중위권까지 순위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후보 선수로 잠시 물러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T1은 전력을 재정비하여 MSI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다시 궤도에 올랐지만, 월드 챔피언십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습니다.
새로운 우승 후보, 젠지와 애니원스 레전드
T1이 주춤하는 사이, 한국의 젠지와 중국의 애니원스 레전드(AL)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젠지는 작년의 주전 선수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룰러’ 박재혁과 ‘듀로’ 주민규라는 강력한 바텀 듀오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습니다. 두 선수는 기대에 부응하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젠지는 정규 시즌, MSI, 그리고 Esports World Cup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 챔피언십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 다른 강력한 우승 후보는 애니원스 레전드입니다. AL은 MSI에서 T1에게 패하며 3위에 머물렀지만, Esports World Cup에서는 T1을 2:0으로 꺾고 젠지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탑 라이너 ‘플랑드레’ 리쉬안쥔과 원거리 딜러 ‘호프’ 왕제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직 월드 챔피언들입니다. 정글러 ‘타잔’ 이승용 역시 웨이보 게이밍 소속으로 월드 챔피언십 4강에 오른 바 있는 실력자입니다. 그의 넓은 챔피언 폭과 빠른 플레이 스타일은 현재의 피어리스 드래프트 시스템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장기전으로 흐르는 메타의 변화
이번 월드 챔피언십 패치는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게임의 양상을 장기전과 운영 중심으로 이끄는 뚜렷한 경향을 보입니다. 지난 몇 주간 초반 라인전에서 강세를 보였던 오리아나와 아지르 같은 챔피언들이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는 두 챔피언을 즐겨 사용하는 ‘페이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중반 한타에서 강력한 이니시에이터로 활약했던 오공 역시 큰 폭으로 하향되었습니다. 또한, 초반 라인 스왑을 억제하기 위한 조정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바텀 듀오를 초반부터 탑으로 보내 수적 우위를 만드는 전략은 경험치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게임 초반의 변수를 줄이고, 타워, 드래곤과 같은 중립 오브젝트를 둘러싼 신중한 운영 싸움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결과적으로 자르반 4세나 판테온처럼 초반 영향력이 강한 정글러들의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메타 변화는 과거부터 해당 챔피언들을 능숙하게 다루어 온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변칙적인 전략과 난전을 선호하는 유럽 팀들에게는 이번 메타가 다소 불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