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판을 뒤흔드는 ‘네오클라우드’의 질주: 나스닥 100 입성과 숨겨진 딜레마

AI 인프라 판을 뒤흔드는 ‘네오클라우드’의 질주: 나스닥 100 입성과 숨겨진 딜레마

최근 월가의 이목은 단연 네오클라우드(Neocloud) 듀오, 네비우스(Nebius)와 코어위브(CoreWeave)에 쏠려 있다. 기술주와 성장주의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는 나스닥 100 지수에 이들이 당당히 입성하며 이번 주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1일 지수 편입 소식이 전해진 이후 네비우스 주가는 무려 34%, 코어위브는 24%나 뛰었다. 2026년 올 한 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네비우스는 240% 폭등하며 연일 신고가를 뚫고 있고, 코어위브 역시 60% 넘게 올랐다. 반면 인스메드, 지스케일러, 코그니전트 같은 기존 기업들은 지수에서 방을 빼야 했다. 아스테라 랩스나 로켓 랩 같은 기업들도 함께 편입되긴 했지만, 시장의 진정한 주도권이 AI 인프라 대여 업체들로 넘어가고 있음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판을 새로 짠 네오클라우드의 폭발력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기존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CPU 중심의 범용 인프라에 맞춰져 있다. 반면 네오클라우드는 이름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짰다. 엔비디아의 GPU 가속기를 싹쓸이하다시피 확보해서, 오직 AI 훈련과 추론에만 100% 최적화된 환경을 패키지로 던져준다. 게다가 기존 빅테크 클라우드 대비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니, AI 연산 수요 폭증으로 GPU 기근에 시달리는 스타트업은 물론 빅테크들까지 앞다퉈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이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폭발적인지는 코어위브의 3분기 성적표가 확실히 증명한다. 3분기 매출만 13억 6468만 달러를 찍어 작년 동기(5억 8394만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고, 월가 추정치였던 12억 9천만 달러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메타(142억 달러 규모)나 오픈AI(65억 달러 규모) 같은 큰손들과의 수주 덕분에 매출 잔고는 550억 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썼다. 심지어 엔비디아의 최신 랙 시스템인 GB300 NVL72를 세계 최초로 구축해 냈으니 기술적 우위 측면에서도 콧대를 높일 만하다.

공격적인 팽창, 그리고 엔비디아의 치밀한 셈법

네비우스의 덩치 키우기 역시 맹렬하다. 17억 파운드를 쏟아부어 영국에 데이터센터 3곳을 올리고, 핀란드에는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310메가와트(MW)급 매머드급 센터를, 프랑스에도 240MW급 센터를 짓고 있다. 굵직한 계약도 연달아 터졌다. 작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대규모 계약에 이어, 올해 3월에는 메타와 240억 달러짜리 초거대 딜을 체결했다. 전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이끄는 AI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네비우스 지분 5.6%를 덥석 확보한 것도 이런 무서운 팽창력을 눈여겨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 흥미로운 네오클라우드 열풍 뒤에는 엔비디아의 아주 치밀하고 전략적인 셈법이 깔려 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을 만들겠다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자,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지분 약 5% 보유)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에 최신 칩과 서버를 빅테크보다 먼저 쥐여주는 식으로 맞불을 놨다. 자사 GPU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AI 생태계에 고객들을 계속 묶어두기 위한 노골적인 전략이다. 심지어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와 6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2032년까지 남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사실상 매출을 보증해 준 셈이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마저 엔스케일, 네비우스,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 3인방과 총 6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고 컴퓨팅 용량을 구걸하다시피 확보한 걸 보면, 엔비디아의 이 우회 타격은 꽤 쏠쏠하게 먹혀들고 있다.

미친 덩치 키우기의 맹점: 수익성 악화라는 딜레마

물론 이 화려한 질주 뒤에는 서늘한 맹점이 존재한다. 이 바닥은 필연적으로 천문학적인 ‘쩐의 전쟁’을 요구한다. 반도체 칩 확보는 기본이고, 막대한 전력, 넓은 부지, 폭발적인 발열을 잡을 냉각 시스템과 네트워크 망까지 끝도 없는 자본(CAPEX)이 밑 빠진 독처럼 들어간다. 코어위브만 봐도 덩치는 두 배로 커졌는데, 운영비는 4억 6683만 달러에서 13억 1283만 달러로 세 배 가까이 뻥튀기됐다. 당연히 20%를 웃돌던 영업이익률은 4%대로 수직낙하했다. 지금이야 압도적인 외형 성장이 수익성 악화라는 치부를 아슬아슬하게 가려주고 있지만, 만약 AI 연산 수요가 조금이라도 꺾이는 날엔 고스란히 고정비 폭탄을 맞고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구조다.

월가의 시선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파죽지세인 네비우스에 대해서는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꽤 존재한다. 16명의 애널리스트 중 9명이 ‘매수’ 이상을 외치고 있지만,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 주가는 244.07달러로 오히려 현재 주가보다 15%가량 낮다. 시장이 기업의 현재 가치를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전고점 대비 14% 정도 빠져 있는 코어위브에 대해서는 월가의 베팅이 좀 더 후하다. 36명 중 23명이 ‘매수’ 이상을 권고했으며, 목표가 140.18달러를 기준으로 아직 위로 20% 정도 더 달릴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은 네오클라우드 시장이 올해 230억 달러에서 2030년 1800억 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의 비상은 분명 AI 시대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지만, 이 미친듯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언제까지 수익성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냉정하게 지켜볼 일이다.

박하은 (Park Ha-eun)